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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 기획재정부 |
35조3000억원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편성됐다. 사상 최대 규모다. 어제 국무회의를 통과한 추경안은 오늘 국회로 넘어가 심의절차에 들어간다. 한 해에 세 번 추경을 편성한 것은 48년 만의 일이다. 1차·2차 추경을 포함하면 전체 추경 규모는 60조원에 육박한다. 추경의 필요성은 국민들도 충분히 공감한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이 무엇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면한 위기를 경제 전시상황에 비유한다. 그러나 아무리 다급한 전시라도 탄약 사정을 봐가며 싸워야 한다. 올해엔 경기침체로 18조원 이상 ‘세수 펑크’가 생긴다고 한다. 총알이 바닥난다는 얘기다. 정부는 일부 세출 구조조정과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충당한다지만 재정건전성 악화가 불 보듯 자명하다. 3차 추경이 이뤄지면 실질적인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12조2000억원에 이른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54조원의 두 배를 넘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작년 37.1%에서 43.5%로 치솟는다. 종전에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40%를 훌쩍 넘어선다. 국내 경제학자들은 재정지출을 코로나 이전 경로로 복귀시키지 않으면 2028년 국가채무비율이 8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번 추경은 하반기 경기 보강 패키지 지원,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모두 계산했으며 단일 추경으로는 역대 가장 큰 추경”이라며 국회에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홍 부총리는 추경안 제출 일정을 밝히면서 “추경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후 3개월 내 전체의 75%를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당정협의 후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을 열고 “그간 추경 편성 과정에서 긴밀한 사전 협의를 했고 추경의 방향 규모 및 중점 투자 분야에 대해 뜻을 같이했다”며 “당은 21대 국회 원 구성을 완료하는 즉시 추경안을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통합당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3차 추경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통합당은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불필요한 재정 낭비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세계 최고 속도로 진행되는 저출산·고령화로 경제성장이 추락하고 복지 지출이 급증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나랏빚은 앞으로 더 빠르게 늘 수밖에 없다.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려면 국가채무 등의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 당장에는 국회가 추경안을 정밀 심사해 세금 한 푼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