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수서경찰서 경우회 김현규회장, 복지포퓰리즘 정책

  • 서울수서경찰서 경우회장 김현규(왼쪽), 전현희 국회의원(오른쪽)

    정치권에서 무료복지상품이 생산되고 있다. 무료급식에서 출발하여, 무료의료, 무료보육, 반값 등록금으로 확대되었다. 이제 여당까지도 야당의 무료복지 상품개발에 경쟁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무료복지라는 정치상품을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칭한다.

    요사이 ‘소통’이란 단어가 많이 쓰이는데, 이유는 국민들의 소리를 정치와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이다. 그런데 국민들이 원하는 공짜복지는 소통을 잘한 정책인데, 왜 포퓰리즘 정책이란 부정적인 용어를 사용할까?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안하면, 소통이 안된다고 비판을 하는데, 국민이 원하는 정책개발을 포퓰리즘이라 부른다. 이에 대한 설명은 두 가지 접근을 필요로 한다. 정치적 논리와 경제적 논리이다.

    두 가지 논리가 서로 일치하면, 그 나라는 발전하는 반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면, 국가적 재앙이 될수 있다. 현재 한국의 복지정책 논쟁은 바로 정치논리와 경제논리와의 충돌이다.

    ■ 정치논리

    민주주의 이상을 크게 떠벌리는 식자층이 많이 있는데, 경제학적 관점에서는 단순하다. 사회구성원들의 상충하는 의견들을 하나로 의사 결정하는 방법일 뿐이다.

    민주주의는 고유의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고, 사회구성원들 간에 의견들이 충돌할 때, 이를 결정하는 방법일 뿐이다. 구체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다수결 원칙이다.

    정치권력도 다수결 원칙에 의해 배분된다.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모두 다수결 원칙에 의해 선출된다. 다수결 원칙이란 1%라도 지지가 높은측에서 승리하며, 비록 1% 차이로 패배했다 해도, 지지율에 따라 권력이 배분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의 정치구조는 승자독식의 메커니즘이다.

    정치시장이 양극단으로 대치 되었을때, 결국 중간에 있는 1%에 의해 정치승자는 결정난다.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정치인들이 모두 서민, 중간층을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정치경쟁의 구조로 인한 지극히 합리적인 정치광고인 것이다.

    문제는 중간에 있는 1%의 지지층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데 있다. 분명히 국민의 한사람이며, 한국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 본인들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그들은 전혀 정치인들에 관심이 없다.

    우리는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에 살면서, 두 가지 상품을 선택한다. 하나는 경제적 상품인데,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등 개인이 선택해야 하는 경제상품은 무수히많다.

    경제상품을 선택할 때 사람들은 많은 고민을 한다. 점심때 무엇을 먹을까를 고심하는 것부터, 자동차를 살 때는 며칠을 고민하면서 산다. 고심하면서 경제상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잘못 구입했을 때, 가지게 되는 손해는 모두 본인에게 귀착되기 때문이다. 즉 선택에 따른 책임은 고스란히 본인에게만 있다.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또 하나의 상품이 정치상품이다. 대통령,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등을 포함한 많은 정치상품들이 주기적으로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사회적 중요성으로 비교해 보면, 경제상품에 못지 않게, 정치상품의 선택도 중요하다.

    만약 우리 대통령으로 리비아의 카다피 같은 사람이 뽑혔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 국민들은 처참한 생활을 할 것이다. 개인의 경제상품 선택에 따른 고통보다 훨씬 큰 고통을 겪을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국민들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상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혀 고심하지 않는다.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거나, 날씨가 좋을 때는 더 낮아지는 현상은 유권자들의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준다.

    근본원인은 정치상품에 따른 피해는 본인만 부담하는 것이 아닌, 국민전체가 부담하기 때문에, 한사람이 부담해야 하는 몫은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정치상품 선택에서 무관심한 이유는 이들 상품에 따른 편익과 비용측면에서 무관심한게 훨씬 편익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상품 선택에 무심한 유권자들의 행위를 ‘합리적인 무지(rational ignorance)’라고 부른다.

    합리적으로 무지한 중간층 유권자들의 표를 얻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감정에 어필하는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다. 공짜복지는 가장 원색적이고, 이들 계층의 표심을 자극하는데 효과적인 정책이다.

    정치시장 구조는 득표율이란 전혀 의미가 없고, 승자가 독식하는 구조이며, 이기기 위해서는 중간층에 있는 합리적으로 정치상품에 관심 없는 유권자들에게 감성으로 접근하는 길 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개발은 우리 정치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이다. 정치공급자와 정치수요자들의 유인구조에 의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부산물일 뿐이다.

    그래서 복지 포퓰리즘 정책은 ‘정치시장의 실패(politicalfailure)’ 현상이다. 마치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 ‘시장실패(market failure)’로서 설명하듯이, 정치시장이 사회적으로 효율적인 방향으로 가지 않는 정치시장실패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경제논리

    무상복지의 핵심은 ‘사회서비스’ 부문이다. 일반적으로 복지확대를 이야기하면, 빈곤층에 복지를 확대하는 것으로 오해하면서, 무상복지를 찬성하는 경향이 있다.

    복지정책은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빈곤층에 대해 소득을 지원하는 ‘공공부조’ 정책이고, 둘째, 개인이 가지게 되는 위험을 정부가 나서 보험으로 해결하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의 ‘사회보험’ 정책이고, 셋째가 ‘사회서비스’이다. 교육, 보육, 간병인 등 사회적으로 중요한 재화이나, 기본적으로 개인의 선택상품이었던 이들 서비스에 대해 정부가 무료로 전 국민들에게 주겠다는 것이다. 지금도 빈곤층에 대해서는 이들 사회서비스를 무료로 정부에서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부자에게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중동국가들처럼, 오일수출로 많은 정부재원을 확보할 수 있으면, 얼마든지 국민들에게 공짜로 이들 재화를 나누어 줄 수 있다. 실제로 쿠웨이트 등의 국가에서는 교육 뿐 아니라, 전기조차도 공짜이다.

    문제는 우리는 반드시 국민세금으로 이들 재원을 충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선택의 질문은 무상복지를 확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정확한 질문은 “국민들이 세금을 더 부담하고, 공짜상품을 더 받겠는가”, 아니면 “세금을 올리지 말고, 사회서비스는 개인(빈곤층은 제외)이 알아서 하느냐”이다. 이에 대한 국민대다수의 대답이 세금을 올려도 좋으니, 모든 계층에게 공짜사회서비스를 확대하자는 것이면 올릴 수 있다. 어차피 민주주의는 다수의사에 의해 정책이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논쟁은 이러한 부담에대한 이야기가 빠져있다. 부담은 언급하지 않고, 국민들의혜택을 넓히자고 하는데 반대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세금 부담 없이 사회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빚을 내는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가 공짜복지를 좀 더 즐기기 위해 우리 자식세대에게 그 부담을 넘기는 것이다. 우리의 국가부채 수준이 국제간 비교에서 아직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올릴 수 있다는 단순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세계경제가 불안한 가운데, 우리의 경제위기를 막을 유일한 수단이 재정정책이다. 또한 통일이 소리 없이 현실화 되었을 때 엄청난 재정이 투입되어야 하는데, 이는 모두 국가부채이다. 결코 국가부채는 현 세대가 공짜복지를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요즘 그리스의 재정위기는 현세대가 공짜복지를 즐기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공짜복지는 경제적 낭비를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공짜 사회서비스는 분명 세금으로 제공되므로, 공짜로 생산되지 않고, 비용이 따르지만, 그 사회서비스의 가격이 제로이므로, 상품의 가치도 제로가 될 수밖에 없다. 분명 생산비용은 소요되지만, 분배과정에서 상품의 가치가 제로가 되면, 그 상품의 가치는 없어지게 된다.

    요즈음 초등학교에서 벌어지는 공짜 우유가 버려지는 현실은 상품의 가격기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 학생이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니고, 가격이 제로이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합리적인 행동인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가격기능을 중요시한다. 가격이 존재해야지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그 재화가 배분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재화의 사회적 가치가 극대화 될 수 있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재화이기 때문에 모든 계층이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도록 가격이 제로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지극히 단순하며 감성적인 사고이다.

    사회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빈곤층에겐 공짜로 나누어 줄 수 있지만, 중류층 이상의 국민들에게는 개인의 취향에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일정수준의 가격을 가지면, 그 재화는 가격이상의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다.

    ■ 우리의 선택은?

    복지 포퓰리즘 정책은 정치논리와 경제논리가 충돌하는분야이다. 일반적으로 정치논리와 경제논리가 충돌할 때는 정치논리가 이긴다.

    정책이란 경제적 합리성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고, 정치적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 아르헨티나 등의 국가들의 역사적 과정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정치적 논리에 따라 포퓰리즘 정책이 만연하면, 반드시 그 국가는 가까운 미래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또한 경제논리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세상에는 절대 공짜가 없다.”  한국은 지금 정치논리와 경제논리가 충돌하고 있으며, 국민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산업화를 이룬 우리 부모세대 들은 본인들은 고생을 하더라도, 자식세대에까지 절대 가난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죽도록 일만한 세대이다. 조상으로부터 받은 유산도 없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땅을 단 30여년 만에 선진국 입구로 올려놓았다. 이는 분명 기적이며, 전 세계도 인정하고 있는 경제적 기적이다. 국가의 기적은 곧 우리 가족의 기적에서 나온 것이며, 그래서 우리 부모들은 위대하다.

    이제 우리 세대에게 꼭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우리 세대가 공짜복지를 즐기기 위해, 우리 자식세대에게 빚을 물려줄 것인가’하고. 부모세대의 억척같은 희생을 통해 우리 세대는 밥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고, 이제 자식세대의 희생을 통해 우리 세대가 공짜복지를 즐겨야 하느냐고. 한국은 아직 선진국이 아니다.

    우리 세대도 조금씩의 희생을 통해 자식세대들에게는 ‘선진국가’를 넘겨주는 것이 부모세대로 받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는 길이 아닐까?






  • 글쓴날 : [20-04-2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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